2023년 1월 29일 일요일

2023.01.28

 뭐, 올해 많은 지인들이 연초에 액땜을 하는 것을 들으며, 나는 조용히 지나가는구나라고 생각 했었은데, 결국 나는 음력을 따라가나 보다. 설 연휴 직전에 한국에서 뇌출혈 소식이 들리더니, 지난 목요일엔 난데없이 배수구가 막혀서 어제까지 캠핑생활을 집에서 했다. 

 집안 일은 최대한 혼자 힘으로 해결해 보려 했지만 10피트 sink drain snake 으로는 역부족이었고, 실제 업자용 75피트 짜리를 써야 했었다. 어쨌든 이건 해결되었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크고 오래 걸릴 일은 어머니 뇌출혈인데, 다행히 수술을 안해도 되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재활까지는 몇달이 걸릴 지 모르는 일이다. 

 이런 일이 있을때, 한국회사를 다닐 때는 심리적으로 멀지 않았고, 실제 거리도 9시간이면 가는 거리여서 언제든 갈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미국회사는 회사마다 정책도 다르고, 시절이 바뀌어서인지 8년 전에 2개월가량을 리모트로 일하게 허락해준 회사가 다시 돌아와 보니 합병이후로는 이제 랩탑도 못가지고 나가게 한다. 결국 한국에서 고생하는 동생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재활치료 중에 잠깐 정신이 돌아오면 아들 걱정을 하시는 노모를 생각하니 가슴이 쓰리다. 

 세상은 너무 빠르게 돌아가고 나도 1월부터 주말마다 바빠져서 오늘도 여전히 뭔가 끄적이며 4시간 넘게 스크립트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는데, 정작 인생에서 중요한 일들은 너무 갑자기 예고도 없이 찾아오고,  오늘같이 날씨 좋은 날에 이렇게 답답한 느낌을 받는게 너무 낯설은 것은 내가 나이를 먹어서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