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28일 금요일

익숙한 것에서 낯설어지기.

기억속에 영원히 자리잡은 사람들을 잠시 생각하며..

 아들이 스카우트 생활 3년만에 캠핑을 혼자 가게되었다. 이번 일주일 동안 2파운드 무게 이하의 가방과 침낭을 정하고, 이것 저것 그동안 엄마 아빠가 챙겨주던 것을 본인이 정하게 해 보았지만 영 미덥지가 않았다. 이제 중학생이 되면 정말 네가 해야 하는거라고, 7월에 있을 1주일의 캠핑에는 아빤 더 따라가지 않을거라고, 설득을 거듭했었지만... 어제도 이빨요정이 자기 이빨을 안가져가서 버림받았다고 믿는 그런 꿈 많은 아이라서, 차를 끝까지 쳐다보며 손을 흔드는 모습이 계속 오는 내내 눈에 밟혀 기분이 묘했다.

 내 어릴 적, 고모따라 서울가는 유치원생 아들을 보고 멀리서 손 흔드시던 어머니 모습..4학년에 처음 보이스카웃 캠핑용품을 사가지고는 늦은 저녁 고깃집에서 식사하며, 오랜만에 싱긋 웃으시던 아버지 모습... 잊을 수 없는 그 표정.., 그랬을까..

기특하면서도, 아쉬우면서도, 애틋하면서도, 서운하면서도...
그리고는 돌아가신 할아버지 생각이 나셨을까... 나처럼.
지금 계시면 물어보고 싶다. 이런 느낌이셨냐고..

얘들아,
너희들이 하는 말, 웃는 모습, 그냥 포스트잇에 낙서하듯 적은 글 하나 가지고도 이렇게 아빠는 절절매며 좋아서 컴퓨터에 붙여놓는단다. 너네는 더 잘 웃어줘야 할꺼다. 안그러면, 나중에 아빤 저 멀리 섬에 가서 귀퉁이에 틀혀박혀서 삐져서 지낼꺼거든..아빠는 할아버지나 할머니처럼 뒤로 눈물훔치는 그런 노인이 되지는 않을란다. 새벽마다 자식 위해 기도해주고, 있는 용돈 없는 용돈, 꼬깃꼬깃 모아다가 가뭄에 콩 나듯, 오는 자식들 맛난거 사주는 그런 노인은 안될꺼다. 그냥 맛있는거 아빠 혼자 먹을란다.
기다리다 서운하셨을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미안해졌거든..그래서 대신 아빠는 잘 먹고 재밌게 살꺼다.지금도 가뭄에 콩나는 하는 전화에 기뻐하는 할머니한테 죄송해서라도, 아빤 정말 나중에 잘 먹고 잘 사는 노인이 될꺼란다.

아들아,
그래도 손 흔드는 네 모습을 보니, 너무도 마음이 아프고 애잔하구나..
넌 아직도 어린데, 아빤 벌써 이별연습을 하려고 하는것 같아서, 미안하고..미안해..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너처럼 손흔들어 주지 못했던게 생각이 나서..
아빤 이제 더 미안한 불효자가 되어 버렸다.

이번 주 참 바빴는데, 오늘은 참 많은 것이 떠오르는 금요일이다.